극장판 체인소 맨: 레제편. 감상평 (줄거리, 스포일러, 개소리 포함)

영화관에 일본 애니가 득세다.

진격의 거인, 귀멸의 칼날, 주술회전, 체인소맨 등 뭐 씨 존나게 많기도 하네.

아무튼 원작은 2화까지만 봤었고 큰 임팩트를 느끼진 못했다.

그럼에도 주위에서 하도 재밌다 재밌다 개호들갑을 떨길래 홀로 영화관으로 향했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꽤 상당히 재밌게 봤다. 최근 진격의 거인 애니를 쭉 보고 난 상태라 눈이 상당히 높아져 있는걸 감안해도 이 정도면 준수한 편.

초반에는 역시 불안했다. 내가 알고 있는건 주인공 덴지가 포치타란 악마와 결합하여 대가리에 전기톱을 박아놓고 싸우는 악마인간? 인간악마? 같은 놈인데 변신했을 때 못생겨서 별로였었다.

그리고 인트로에 OST가 울려퍼지는데 평소 유튜브 탑 100으로 단련된 내 귀를 익숙하게 때렸다. 음악은 이미 친숙했고 뭔가 긴박한 영화 분위기와 잘 어우러지는 신나는 박자에 나름대로 기대감이 증폭되었다. 나중에 음원을 찾아 들을 때 레제의 ‘붐’목소리가 들어가 있는데 그게 킥이다 섹시하고 신명난다.

시작은 주인공 덴지가 무슨 꿈을 꾸다가 깼는데 뭔 꿈인지는 기억 안난다. 그러고 대충 파워라는 여자애와 어떤 남자와 셋이서 한 방에서 깨어나는 걸로 시작한다.

이 셋이 중요한 역할을 하려나 싶었는데 아니였다. 저 여자는 필요가 없는지 무슨 피를 빼야 된다 어쩐다 하니 그냥 자연스럽게 치워버린다.

그러고 체인소맨(덴지)의 광팬 물고기물고기 열매 모델 상어인간 빔이란 녀석이 덴지의 새로운 동료로 합류한다. 이놈은 평지에서도 수영할 수 있는 헤엄헤엄 능력도 가지고 있다.

참고로 여기 배경은 현대 시대 일본으로 보인다. 막 전철도 다니고 차도 씽씽 닽니고 일본이 어쩌고 저쩌고 하는 대사가 있다.

이 와중에 국가 공공기관. 악마를 때려잡는 공안? 이들의 중간관리자로 보이는 마키마라는 미인의 여자가 등장한다. 아까 나왔던 파워란 여자의 피를 뽑아야 한다고 짐빔이랑 바꾼 여자.

덴지는 이 여자를 짝사랑하고 있다. 근데 속마음을 나레이션 했을 때 전형적인 그냥 여자를 만나본적이 없는 찌질한 남자의 형상이다. 여자가 웃어주면 갑자기 자식 이름은 뭐로 하지 이런 망상하는 유형.

이 마키마가 뜬금없이 덴지와 데이트를 하자고 한다. 하루 왠종일 영화나 보러 가자. 뭔 영화요? 뭔 영화는 뭔 영화여 그냥 있는 대로 다 볼 것이여. 하고 진짜 하루 종일 덴지랑 영화를 보는데 이 장면은 왜 있는 거지?

아무 의미가 없을 것 같진 않은데 왜 있는지 모르겠다. 아무튼 하루 종일 영화 보고 서로 영화가 재미없네 어쩌네 하다 마지막 영화는 재밌네 하고 끝난다.

그때 덴지가 나한테도 감정이 있을까? 이지랄하더니 마키마가 뭐했더라 아무튼 심쿵하게 만들고 너 감정 있네 이랬던 것 같다. 여기서 덴지가 더욱 마키마에게 빠지게 되는 계기가 되는 씬임에는 틀림없다.

그리고 바로 다음 장면 새로운 여주인공처럼 보이는 여자와 마주친다. 어느 날 비가 잔뜩 와서 공중전화 부스로 몸을 숨기는데 어떤 초 가와이 온나가 덴지가 있는 그 비좁은 부스로 들어온다.

드라마나 애니에서는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진다. 우리네 삶에는 절대 있을 수 없는… 아무튼 들어와서 뭐 하겄어.. 소년만화답게 둘이 꽁냥거리겠지.

덴지가 비 맞기 전에 마키마랑 데이트해서 신난 기분상태로 어디서 기부 100원 정도하고 꽃 받은 거 처먹은 거 있는데 그거 먹뱉했는데 (참고로 처먹은 게 말 그대로 입에 넣고 야미! 한 것이다.) 꽃 형태가 그대로였다. 이것도 뭐 악마들의 능력인가? 와구 씹어 먹은 걸 어떻게 그대로 뱉지..?

진짜 캐릭터 하나는 기가막히게 잘 뽑혔다. 아무튼 화기애애하게 마술이라고 껄떡대고 꽃 주고 염병하고 저기 옆 카페에서 알바 중인걸 알게 된다. 이때 느낌이 쎄 했다. 이 영화 제목이 레제 편인데 쟤가 뭐 레제겠지.

그리고 가시나가 덴지를 홀리는 솜씨가 보통이 아니다. 그냥 싱긋 수준이 아니라 애교 부리고 얼굴 갸웃갸웃하는 게 웬만한 남자는 다 꼬실 것 수 있겠다. 안 그래도 덴지는 지나가다 툭 부딪혀도 사랑에 빠지는데 이 정도면 이미 손자의 손자까지 생각하겠지.

여기서 든 생각이 쟤가 레제고 덴지가 주인공이면 레제가 흑막이고 지금 뭔가 일을 꾸미고 있는 느낌이 확 들었다. 사실 추측도 아니라 너~~무 전형적인 클리세 덩어리 흐름이라 그냥 누구나 느낄 정도였을 것이다.

그러고 덴지는 카페에서 그녀와 만나고 그녀의 이름을 듣고 신명난 레제의 홀리는 솜씨에 정신을 못 차린다. 뭐 옆에 와서 스킨십 하고 꺄르르 웃고 난리다.

근데 왜 대체 일본 여자 메인 캐릭터들은 자꾸 가운데 머리카락을 길게 늘어놓고 눈과 눈 사이에서 펄럭이게 하는 거지..?

진격거 봤을 때도 미카사도 그렇고 히스토리아도 그러더니 아니 레제는 한술 더 떠서 뭐 거의 턱끝까지 중간머리를 길러놨다. 게다가 이 여자가 자꾸 말할 때나 리액션할 때 대가리를 갸웃갸웃하며 움직이는데 앞머리 그거 진짜 손톱깎이로 한땀한땀 다 자르고 싶은 충동이 들었다. 개 정신 사납다.

아무튼 덴지가 공무원? 회사원인데 어린 나이에 학교를 안 다닌다고 하자 레제가 밤에 몰래 학교에 가보자고 한다. 난 여기서 너무 무서웠다. 학교가 어떤 큰일이 일어나는 무대가 될 것만 같았다.

개뿔의 걱정이었고 체인소맨이 왜 인기가 있는지 알게 되는 순간이었다. 학교에서 또 둘이 시답잖게 꽁냥 거리더니 갑자기 수영을 알려주겠다더니 수영장으로 데려간다.

그리고 미친 레제가 그 깜찍하게 귀여운 레제가 갑자기 훌렁훌렁 벗기 시작한다. 아니 뭐 당연하게 셔츠와 치마만 벗을 줄 알았는데 ‘너도 얼른 벗어’ 하더니 브라와 빤쓰까지 벗어던지고 수영장으로 들어간다.

미친 체인소맨 체인소맨 하더니 이거 때문이구나 싶었다. 그리고 웬걸 옷 입고 있을 때는 소녀소녀의 가슴인 줄 알았으나 벗으니 한두 컵 더 커진 사이즈처럼 보였다. 물론 주요 부위가 노출되진 않는다. 그냥 가슴의 윤곽과 엉덩이 정도.

아무튼 그런 서비스씬 와중에 이 평화가 곧 깨질 것만 같은 bgm과 동시에 자꾸 거미새끼가 나비를 덮치는 장면을 교차로 보여준다.

난 여기서 다시 너무 불안했다. 체인소맨이 전기톱 시동을 걸어야 되는데 물속에서는 못 거나..?? 그렇게 유인을 한 건가??

(덴지와 레제가 전화박스에서 만나기 직전.)

여기서 나는 또 추측을 해서 잊고 있던 우리의 짐빔이 떠올랐다. ‘얘는 상어인간, 헤엄도 치고 그런데 지금은 둘이 수영장에 있어. 하필 또 비도 미친 듯이 내리고 있어. 미친 레제가 이대로 방심한 덴지를 급습하고 짐빔 두두등장. 덴지 구출! 레제랑 다이다이!

뭐 이러다가 이 장면 전쯤에 무슨 화장실에서 태풍이라는 악마와 뭐 어떤 흑막이 대화하는 게 있다. 타겟을 어떻게 죽였냐? 하니까 그 흑막이 인질 잡고 협박하면 개 쉬워~ 뭐 이런 게 있었다.

레제랑 짐빔이랑 싸울 때 그 흑막이랑 태풍 등장! 마키마랑 칼잡이, 파워 등장. 난리 부르스 배너!

아니다. 신나게 상상했지만 둘이 그냥 빨개벗고 화기애애하게 수영장에서 신나게 놀고 끝난다. 그래도 좋은 서비스장면이다.

아무튼 교실로 돌아와 옷 입고 레제가 화장실을 간다고 하는데 그때 들었던 생각이 ‘습.. 밖에 비도 엄청 오고.. 수영장이었는데 보통 거기서 볼일을 보지 않나??’라고 쓰잘대기 없는 상상을 할 때 아까 그 흑막이 갑자기 등장했다.

레제한테 가서 니 피부와 눈깔이 필요해 이러더니 갑자기 추격전 시작. 레제는 미친 병신같이 덴지쪽으로 도망가야 되는데 이상한 대로 간다.

이쯤에서 다시 추측 ‘아 레제가 흑막이 아닌가?? 여기서 뭐 다치거나 납치되거나 해서 주인공 각성제로 사용되는 건가..?’ 이런 생각이 들었다.

역시 아니다. 이번에 영화 볼 때 맞춘 거는 거의 없다. 옥상에서 레제와 흑막이…. 뭐 이 아저씨는 사실 하나도 안 중요했는지 이름도 안 나온다. 아무튼 그 둘이 대치하더니 흑막이 칼 들고 레제를 덮치려는 찰나..!

갑자기 레제가 애니 레온하트가 돼서 대인격투술을 보여준다.

바로 아저씨를 제압하고 뒤에서 초크를 걸어 죽여버리는데 그때 알 수 없는 언어로 이상한 자장가 같은 노래를 부른다.

와 너무 전형적인 장면이다. 이런 비슷한 장면 진짜 거짓말 안 하고 네 다섯번은 어디선가 본 것 같다. 아무튼 나중에 나오지만 미리 얘기하자면 레제는 소련에서 키운 블랙위도우 같은 애다.

그래서 아마 이때 중얼거린 노랫자락이 러시아어 뭐 동요나 그런 게 아닐까 싶은 생각하고 찾아봤는데 세상에 맞춘 것도 있다. ‘제인은 교회에서 잠들었다.’ 이런 러시아 노래라고 한다.

그리고 레제가 태풍 너지? 하면서 방해하지 마 이런 대사를 하는데 태풍이라는 악마와 아는 사이인걸 보니 역시 레제가 흑막이 맞았던 모양이다. 그런데 왜 싸우지?? 내 먹이 넘보지 말라는 것인가? 그랬더니 태풍이 레제사마가 있는 줄 알았으면 안 왔다고 하고 총총 사라진다.

그러고 레제는 교실로 와서 덴지를 만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하더니 어디 불꽃축제 데이트를 약속하게 된다.

그리고 둘이 뭐 축제를 한창 즐기더니 레제가 불꽃이 잘 보일만한 곳에 올라오더니 ‘둘이서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도망치자 ‘라고 한다. 와 진짜 이 애니는 일본애니의 전형적인 클리세 덩어리 자체다.

일본애니뿐 아니라 그냥 여러 작품에서 저런 장면을 많이 봤던 것 같다. 위에서도 언급한 사람 죽이고 아무렇지도 않게 차분하고도 슬픈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라던지 둘이서 떠나자느니 아무튼 전형적이고 뻔했지만 약간 반가운 느낌이 더 들었던 것 같다.

아무튼 덴지는 자신도 레제를 좋아하지만 지금 직장도 성과도 내서 인정받아 좋고 동료들도 좋다라며 떠나고 싶어 하진 않아 한다. 그저 여기서 자신은 직장 다니고 레제도 만나면 안 되냐며 떼를 쓴다.

그때 레제는 너 딴 여자 때문에 못 떠나는 거지?라고 하며 바로 불꽃놀이 불빛 아래 포개지는 그림자 하나! 이 순간 둘! 행복해 셋! 어느새 쥐고 있는 덴지의 대가리 넷.

레제는 불꽃이 터지는 배경에서 덴지와 키스를 하더니 바로 혀를 반갈죽낸다. 덴지는 입에서 피가 철철. 바로 지금이니 짐빔 두두등장!

덴지는 그대로 치명상을 입고 빔한테 구출돼서 그들의 동료가 있는 파출소 같은 곳으로 간다. 레제는 그들을 추격하다 악마 사냥꾼 삼인방을 만나게 되는데 그때 그녀의 본 정체가 드러난다. (나중에 찾아보니 빔과 덴지를 추격하면서부터 폭탄대가리로 변신했다.)

모가지의 안전핀 같은 걸 제거하자 대가리가 폭폭 인간으로 변하더니 그녀의 손짓 발짓에 펑펑 폭탄이 터지고 난리다.

파출소에 이제 초반에 간간히 나왔던 검사가 나오고 덴지와 빔을 데리고 뭐 어디론가 도망간다.

레제는 왜인지 모르겠지만 나체로 파출소로 와서 체인소의 심장을 내놓으라고 한다. (이것도 다시 찾아보니 처음에는 평범하게 등장해서 꺄아악 거리다가 속지않자 능력을 쓰고 나서 어쩌다가 나체가 됐다.) 아마 능력을 쓰면 옷이 벗겨지나?? 그러더니 펑펑팡팡 해서 쑥대밭을 만들어 놓는데 능력 활용이 장난 아니다.

처음에 곰팡이곰팡이 능력자에게 공격받아 자기 모가지를 잘라서 건물 안으로 집어넣더니 폭발시키고 막 돌진을 해서 터지고 엄청난 전투센스를 보여준다.

역시 악마의 열매는 누가 먹느냐에 따라 능력치가 상당하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미스터5는 코딱지나 날리고 글라디우스는 뭐 잘 모르겠지만 ㅈ밥이었던걸로 기억한다.

레제는 그냥 폭탄의 폭발힘을 이용하여 마구 날라다니고 타겟에 손가락을 튀기던 어쩌든 펑펑 터치고 아주 강력한 모습을 보여준다.

도심지는 그대로 쑥대밭이 되고 태풍이 나타나 바람 일으키고 검사는 싸우다가 날라가다가 막 천사 손잡아서 수명 깎이고 난리다.

그때 이제 좀 회복된 우리의 덴지가 가슴팍에 전기톱과 경운기 시동걸 때 줄 잡아 땡기는게 있는데 그거를 쭈욱 잡아댕겨 전기톱 시동을 건다.

그거 원래 한방에 시동걸기 쉽지 않은데 역시 걸핏하면 걸어본 놈은 다르다. 아무튼 대가리와 양팔에 전기톱 걸고 레제를 향해 포효한다. ’내게 말 거는 여자는 다 나를 죽이려 한 놈들 뿐이야‘

이러고 이제 드디어 주인공 체인소맨의 액션신을 보나 했는데 그냥 레제의 폭탄에 어쩔 줄 모르더니 그냥 몸이 터져버린다.

그래도 이놈들은 쉽게 죽는 게 아닌지 레제가 덴지의 대가리를 잡고 그냥 수십 번 폭발을 일으켰는데도 나중에 피 좀 먹이니까 되살아 난다.

그리고 어찌 저찌 또 덴지를 살려서 빔이 ’너에겐 체인이 있잖아. 너도 입체기동을 할 수 있다고!‘ 라며 능력 각성을 도와준다.

그때 덴지가 ’그래 레제도 폭발을 일으켜 날아다니는데 어쩌면 나도..!‘ 이래서 미친. 난 덴지가 이제 입체기동이 활약할 시간이군 이러면서 슝슝 날아다닐 줄 알았는데 빌어먹을 ’난 체인! 넌 상어! 빔! 너 내 말이 돼라 ‘.

하면서 그냥 상어의 아구에 체인을 걸고 타고 다니기 시작한다.

그렇게 빔의 신들린 기동력으로 태풍의 악마를 그대로 썰어버리고 이제 레제만 남았다. 이 전투도 공중을 날아다니며 레제의 폭탄을 피했다 맞았다 하면서 액션신이 아주 기깔나게 뽑혔다.

아무튼 그럼에도 레제는 너무 강력해서 이길 수가 없다.

여기서 또 전형적인 장면. 덴지한테 폭탄이 날아오고 빔이 그 앞을 막아서 대신 펑 터진다.

덴지가 ’도저히 이길 수 없겠는걸.. 하지만 나에게 수영을 가르쳐준 것은 후회할 거야 ‘ 라며 체인으로 레제를 감싸고 그대로 물로 뛰어든다.

사실 물속에서 능력을 못쓰는 건 레제였다. 바다의 저주를 받아 폭탄을 쓸 수 없었다.

그렇게 레제는 제압이 되고 바닷가에서 덴지의 옷을 입은 채 눈을 뜬다.

또 전형적인 뭐 자꾸 전형적이라고 하지만 레제가 ‘왜 날 살려뒀지?’ ‘같이 도망치자’ ’나와 함께하면 너도 수많은 이들을 죽인 살인자를 동조하는 거야 ‘ ’하지만 그래도 너가 스키데스‘ ’미친놈‘

이런 대화를 하다가 레제는 자신은 이제 실패했으니 도망간다고 한다. 덴지는 카페에서 기다릴 테니 꼭 오라고 한다.

여기서 이해가 잘 안 갔던 게 레제의 목적은 체인소의 심장이 아닌가?? 난 그 심장을 빼돌리기 위해 조심스럽게 회유하면서 접근한 것으로 보였는데 갑자기 축제 때 급발진해서 다 깨부실거면 왜 처음 만났을 때 죽이지 않은 거지?

물론 덴지도 그런 질문을 하고 나중에 레제의 속마음도 들려주긴 하지만 처음엔 잘 납득이 가지 않았다. 민간에서 소동을 일으키면 안돼서 덴지를 살살 꼬드긴 줄 알았는데 그냥 시원하게 도심 한복판에서 폭탄 떨구고 그러니까.. 여태 카페나 학교에서 보여준 그런 모습들이 무슨 필요가 있었지? 싶었다.

그래서 아 그냥 서비스신이구나. 덴지가 굳이 협조를 안 해도 펑 터트려서 반갈죽 내고 심장 뒤적뒤적해서 꺼내서 쓰면 되지만 그럼 영화가 짧고 서비스신도 넣어야 하니 약간 억지지만 저런 전개를 넣었구나 생각했다. (솔직히 좋긴 좋았다.)

뭐 원작을 봤으면 좀 더 잘 이해했을 수도 있겠지만 아무튼 그랬다. 그러고 덴지는 멍청하게 카페에 꽃다발을 들고 앉아있는다. 그러면 바로 클리세 들어갑니다~?

레제 떠나는 열차에 서있다가 덴지 처음 만났을 때 받았던 기부천사 꽃 받게 되고 열차에 타지 않고 왠지 덴지를 향하는 것처럼 보인다.

보스가 회유되면 약해지는 법. 바로 마키마상을 만나 모가지에 안전핀을 뽑으려던 찰나 천사가 레제의 손목을 썰어버린다.

(아니 여태 이러다가..)

갑자기 ㅈㄴ 무섭네..

아니 여태껏 보여줬던 천사의 모습은 그냥 ’아 죽고 싶다 언제 죽지’ 이러면서 무기력한 모습만 보이고 태풍에 날라가려 할 때도 그냥 ‘아 놔줘 나 죽어도 됨’ 이지랄 하더니 갑자기 옥상에서 정색하고 있으니 존나 쎄보인다.

우리의 빌런 레제는 힙겹게 다시 싸우려고 하는데 마키마가 토닥여주는듯한 모습으로 손을 잡아주어 막는다. 결국 안전핀도 못 뽑고 허무하게 죽어버리고 만다. 사실 천사는 개 쎈 놈인가? 마키마도 쎈캐릭일 것 같다는 의문이 생겼다. 나중에 원작 봐바야지…

그러고 죽어가는 레제의 나레이션이 구슬프게 울려 퍼졌다. 왜 처음 안 죽였냐면.. 덴지군 나도 학교 다녀본 적이 없어.

(이지랄 하면서 ㅈㄴ 싸워댔으면서..)

뭔 개소리야. 그거랑 그거랑 뭔 상관인데? 그래서 처음에 안 죽이고 훌렁훌렁 옷 벗고 놀다가 도심지 한복판에서 폭탄을 떨궜다고??

여기서 내가 이해해 보고자 생각했을 때는 레제는 처음 체인소의 심장을 얻으려 접근을 했다. 그러고 체인소를 발견했는데 그의 모습이 어딘가 자신과 닮아 있어 보여 안쓰러움과 동질감이 들었다.

가까이 있다 보니 가까워져서 같이 떠나자고 한다. 여기서 같이는 떠날 때 나도 목숨을 걸고 너도 목숨을 걸고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가자는 의미 같다. 그런데 이 미친 여미새가 다른 여자도 마음에 품고 있네?

’여자의 질투가 뭔지 보여줘? 바로  Bomb! 내가 스파이짓 하면서 봤을 때부터 마음에 안 들었어 그 여자. 단순 직장동료가 아니였어. 그냥 뒤져‘ 이런 느낌인 건가..?

그래서 어느 정도는 레제도 진심이었고 덴지는 뭐 그냥 여자한테 항상 진심이니까 그게 맞물려서 바닷가에서 조금 감화되어 덴지를 죽이는 것을 포기하고 떠나려 했던 것 같기도 한다.

하지만 어찌 됐건 저찌됐건 수많은 민간인과 그 악마 공무원들을 학살했으니 이 참상은 용서받을 수 없다. 우리 마키마상이 정의의 구현을 하였고 레제는 골목길에서 쓸쓸하게 죽어간다.

그러고 쿠키에는 처음에 덴지가 줬던 꽃이 카페 꽃병에 있었는데 바로 시들어 버린다. 카페에는 파워라는 여자애가 나타나더니 그 꽃다발 나 줘. 이러면서 속없는 소리를 하고 덴지는 꽃을 처먹으면서 영화가 끝난다.

미친 나 체인소맨 개 재밌게 봤네?? 중간중간 뭐 총의 악마를 잡는다느니 어쩌느니 잘 기억 안 나고 빠진 내용도 많긴 한데 그럼에도 나름 장면장면을 생각했을 때 어떤 감정이었는지 아직 생생하다.

원작을 제대로 안 봐서 설정 같은 것도 잘 모르긴 한다. 대충 덴지가 포치타란 악마랑 퓨전 해서 지금의 전기톱맨이 된 것만 알고 있다.

그래서 유추되는 게 레제나 빔, 천사 이런 애들은 다 인간이 악마와 합체된 건가? 그러니까 악마의 열매 능력자들이고 마키마, 그리고 검사가 비능력자 인간 뭐 이런 것 같다.

그리고 체인소의 심장을 탈취하려 한 걸로 봐서 심장이 거의 열매 역할을 하는 것과 체인소의 능력을 탐하는 집단이 있다는 것. 그리고 덴지가 중간에 ‘체인소의 심장만 가져가려 하고! 덴지의 심장은 원치 않는 거야?’ 막 이러는데 그 대사로 미루어 짐작해보면 그런 집단이 레제의 집단 말고도 과거에 더 있었다는 것.

마키마는 아직 퓨리 국장 역할인지 아니면 숨겨진 실력이 있는 건지는 파악이 잘 안 된 것. 천사는 막 창 같은 거 던져서 레제를 맞추던데 수명을 뺐는 것 말고의 다른 능력인 건지 아니면 그냥 창지기처럼 잘 던지는 건지. 나중에 나올 것 같은 총의 악마는 뭔지. 근데 레제가 폭탄의 악마 같은데 총보단 폭탄이 센 거 아닌가..? 아무튼 이러한 의문점들이 조금 남았다.

사실상 영화 감상문보다는 그냥 영화 줄거리를 생각나는 대로 되네이면서 그때그때 가졌던 느낌들을 내뱉는 형식이 되었다.

아무튼 처음에는 아 그냥 뭐 볼만하지만 생각보다는 내용이 가벼운데? 이런 감상이었다면 지금 감상평을 줄줄이 써나가며 되네이니까 생각보다 더 재밌게 본 걸 깨달았다.

그럼에도 체인소맨이 이 정도인데 진격거를 극장판에서 봤으면 얼마나 재밌게 봤을까… 하는 안타까움도 들었다.

액션신, 서비스신, 음악, 캐릭터성, 결말 하나하나 잘 뽑혀서 명작이라고 일컬어질 만하다. 특히 캐릭터가 정말 잘 뽑혔다고 생각하는데 덴지, 마키마, 천사도 그렇지만 레제가 정말 성우 목소리가 뒤지는데 공중에 떠있는 듯한 공기반 소리반에 그 애절하고도 아련한 매혹적인 목소리다. 그 와중에 악인으로 변모했을 때 그 절묘한 변화도 매력적이다.

글을 작성하면서 자료를 찾다가 빠뜨렸던게 생각났는데 학교에서 덴지와 레제가 시골지와 도시쥐에 대해 대화를 나눈다. 도시쥐는 여러 위험에 도사려 있지만 그만큼 매력적인 먹을 것과 즐길거리가 많고 시골쥐는 지루하지만 안전하고 평화롭다는 얘기를 했었다. 레제는 시골쥐가 좋다고 했고 덴지는 도시쥐가 좋다고 했다.

여기서 이미 레제는 나와 같이 도망치자는 의사를 처음 밝혔고 덴지는 자신도 모르게 거절한 것이다. 이후에 불꽃놀이때 한 번더 의사를 물어보고 거절당하자 본래 계획대로 간 것 같다.

덴지와 레제가 쥐토크 중에 아키와 천사도 그런 대화를 하고 나중에 마키마와 레제가 만났을 때도 마키마는 ‘나도 시골쥐가 좋아 친구가 시골에 사는데 거기 있는 쥐들을 잡으면 그렇게 희열이 넘쳐’ 이런 대사를 한 것으로 보아 덴지를 도청한 것으로 보인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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